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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eutschland

DSH 를 통과하고 써보는 독일어 공부이야기



아직 증명서는 받지 못했지만 게시판에서 내가 Stufe 2로 DSH를 통과했다는것을 알았다.

중간 테스트를 봤을때 평소보다 너무 낮은 성적이 나왔기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고 사실 처음부터 기초가 없는 상황에서 독일어를 배우면서 늘 허덕였기 때문에 너무 감사한 결과이다. stufe 3는 정말 바라지도 않았음..

여튼 오늘은 HÖREN에 대해 써보려한다.

내 생각에 나는 영어도 여러가지 부분중에 듣기와 독해가 제일 나은 부분이 아닐까 싶다. 수능영어가 내가 인생에 영어공부한 유일한 기간인데 부끄럽지만 24살에 수능공부를 시작할때 영어교육과 다니는 친구에게 뭐부터 배워야하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과외학생들에게 주는 시험지를 풀어보라고 했다.

내가 시험문제를 풀고 그 친구가 내게 선물해 준 책이 리딩튜터 1316인가 하는 유명한 중학교 독해집이었다. 

영어점수는 정말 엉망이었고 모의고사를 풀었을때 5등급이 나온적도 있었다. 그 영어를 2등급 가까이로 끌어올리기 까지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느낀거기도 하지만 하나의 제2언어의 선취경험은 이어지는 다른 언어공부의 비계가 된다. 지난 글에서도 썼는데 영어를 학습한 경험이 독일어 학습으로 이어지고 아마도 언어를 이해하는 인지방법도 이어질것이기 때문에 문법과 작문, 스피킹 영역을 아예 보지 않았던 영어공부의 방법이 분명 독일어에 이어졌을 것이다.

하여튼.. 수능 영어 듣기평가는 매우 쉽지만 첨엔 그마저도 들리지 않아서 귀뚫는데 좋다는 방법은 다 찾아봤다. 몇가지 내가 봤을때 설득력있는 의견들은 귀가 영어의 주파수 자체에 익숙해져야한다는 것이었다. 내용을 이해하기도 해야하지만. 그래서 무조건 듣는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하게 됐고 라이온킹을 엠피스리에 담아서 버스에서 매일매일 들었다. 아마 30번은 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도 기억나는 대사들이 있으니까.

즉 의식적듣기와 무의식적인 듣기가 있다면 독일어는 그렇게 무식하게 "무의식적 듣기"의 양을 쏟아붇진 않았다. 일단 시간이 너무 없었고 독일에서 살고있기도 했고 한국에서처럼 이동시간이 길지가 않았으니까.

그러나 무의식적 듣기를 아예 안한건 아닌데 그건 바로 라디오듣기다. 라디오를 들은건 실제 독일의 화제를 알고싶기도 하고 성우들의 고른 표현과 고른 목소리가 아니라 진짜 독일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이폰 어플로 들었는데 핸드폰을 집어서 라디오를 켜고끄고 하는게 너무 귀찮아서 결국 쌈지막한 라디오를 하나 샀다.

라디오에 알람기능이 있어서 05:30부터 06:30 까지 라디오가 나오도록 설정해놨다. 그러니까 매일매일 일어날때 라디오에서 웅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일어나고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면서 라디오를 들었다. 그리고 정말 공부하기 싫을때 그냥 라디오만 하루종일 틀어놨다.

처음엔 뉴스채널을 듣다가 너무 시끄러워서 문화채널로 바꿨는데, 내가 수년전에 봤던 영화의 배우가 인터뷰를 하는등 (독일배우다 보니 누군지도 몰랐는데 듣다보니 내가 본 영화 설명을 하고있었다 '소피숄의 마지막 날들') 듣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b2쯤 부터는 다시 뉴스채널로 바꿨다. 인텐시브하게..그렇게 라디오를 들은게 대략 10달쯤 됐나보다. 재밌는건 라디오에 고정으로 나오는 것들이 있는데 교통방송이라던가 날씨라던가, 꼭지 설명이라던가. 그런게 하나도 안들리다가 한달, 두달 지나면서 점점 들리는것이다. 그렇게 내가 늘어간다는걸 확인하는 재미도 있었다.


두번째 무의식적+의식적 듣기는 넷플릭스였다. 이건 시간이 없어서 많이 못봤지만 그래도 내 유일한 일탈이자 여가생활이 있다면 넷플릭스였다. 지금은 한국어 자막다는 법을 알았는데 그땐 한국어 자막 볼줄을 몰라서 진짜 꾸역꾸역 독일어음성과 독일어 자막으로 봤다. 불편한점은 미드가 독일어로 바뀔때 성우의 더빙과 자막이 일치하지 않은 점인데, 그냥 그걸 무시하고 나면 대충 들을만 했다. 

넷플릭스가 좋은건 실생활에서 써먹을만한 말들을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어느순간 입에서 튀어나오는것이었다. 의미도 모른채 그냥 나와버리고 나중에 생각해보면 상황에 맞는 표현인 경우들이 있었다. 그런데 역시 미국 드라마의 독일번역의 답답함.. (배우 목소리 그대로 듣고싶다고!!!) 때문에 길게 못들었다.  그래도 코스 끝나고 일주일쯤되는 쉬는 시간에 하루종일 집에서 넷플릭스와 맥주로 보내는건 매우 즐거운 휴가였다.

그리고 드라마가 재밌으면 정말 알아듣고 싶어 미치겠다는 간절한 상태가 되고 이때 알게 된 단어들도 아주 많았고 이렇게 알게된 단어는 잘 안까먹었다.

세번째 의식적 듣기.

사실 여기에 별로 할말이 없는게 내가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못돼서..  DW라는 독일어 교육 컨텐츠가 많은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에 TOP THEMA 라는 꼭지가 있다.  B1 수준의 단어로 구성돼있고 아티클 하나와 3분정도의 음성파일을 제공한다. 일단. 매우 좋고 명성도 자자하다.

나는 어떤식으로 공부했냐면 한문장씩 자동으로 끊어주는 어플을 다운받았다. 한문장씩 끊고 그 문장을 몇번 반복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10번으로 해놓고 10번씩 들으면서 손으로 받아적었다. 못적으면 더 듣고. 하여튼 그 3분 정도의 텍스트를 다 받아적으려면 40분가량이 걸렸다. 그러다 나중에 너무 지겨워서 있는힘껏 빨리하면 20분정도로 줄일수도 있음.. 
하여튼 다 적고. 못들은 단어를 체크했는데 정말 성실하고 꼼꼼한 사람이면 다 받아젹은 다음에 자기가 적은것의 내용을 보면서 스스로 수정하면 (관사, 엔둥 등) 정말로 공부 될것같았다. 난 그런 꼼꼼한 스타일아니라 정말 이렇게 하면 좋겠다...하면서도 한번도 안했다.
그냥 못들은 단어만 체크했고 그다음에는 그걸 따라읽었다.
정말 효과가 좋은건 이부분인데, 한문장씩 똑같은 속도로 따라읽는거다. 차음이 잘되는 헤드폰을 쓰고 했기때문에 사실 내 발음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잘 안들렸다. 중점을 둔 것은 원어민 파일과 독같은 억양과 속도로 이 말을 할 수 있냐였다.
단어의 악센트가 어디에 있는지 이 문장은 어떤 억양으로 말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속도는 혀와 입이 움직이는 속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결국 외국어 말하기 능력은 근육운동에 달려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어 말하기에서 흔한 흐름이 아니기 때문에 따라하려다보면 막 혀가 꼬이고 난리가 나는데 10번 20번씩 따라읽다보면 같은 속도를 따라잡게 됐다. 그리고 발음이 어려운 단어도 그렇게 입에 익으면 나중에 내가 써먹을 수 있는 단어가 됐다.

써먹을수 있는 단어라는건 내가 실제로 말할때 능동적으로 쓸 수 있는 단어라는 뜻이다. 이 말하기를 게을리하면
내가 읽고 뜻을 해석할 수 있는 단어 >>>>>내가 글 쓸때 스펠링을 쓸수있는 단어 >>>>>>>>>>>>>>>>>>>>>>>>>>>>내가 실제로 말할때 쓸 수 있는 단어
이렇게된다.

이걸 오래 하면 좋을것같은데 나의 b1시기는 두달밖에 되지 않았고..  b2가 시작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어가 너무 어려워져서 탑테마가 커버하는 수준을 지났기 때문에 그만뒀다. 그렇다고 탑테마에 모르는 단어가 없었던게 아닌데 단어 습득을 폭발적으로 해야되다보니 최대한 새로운 단어를 듣는게 중요했다. 

그런데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서 시간도 짧고 이렇게 받아적을만한 컨텐츠를 찾지를 못해서 사실 저 작업은 아예 그만 두게 됐다.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천천히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일주일에 3개정도 아티클 보면서 따라읽기까지 하는건 정말 좋은 공부가 될것 같다. 그렇게 듣기를 못한게 나중에 c1시험에 반영이 된게 아닌가 싶다. 

c1가면서부터는 사실 너무 바빴다.
학교 실기시험과 인터뷰가 있어서 그걸 준비했고, 작문을 해결해야한다는 압박이 컸고 앞서 쓴 컨텐츠 문제때문에 라디오든 넷플릭스든 뉴스든 다 잘 못들었었다.
.. 그랬구나 생각해보니 내가 한동안 듣기공부를 못했었다.
중간테스트때 듣기가 너무 낮게나왔는데..사실 ㅁ그것도 못들어서라기보다 못적어서이긴 했지만. 마지막에 좀 바짝 땡기기 위해 공부했던 교재는
<Uni? sicher!>  이거였는데 뭐 너무 유명한 책이다..정말 주옥같은 단어가 속속 들어있다. 
나는 문제는 안풀고 이것도 딕테이션만 했었다.
 

대략 이정도인것같다.
다음엔 DSH라는 시험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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